관광지에도 모두를 위한 접근성이 필요합니다
여행은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와 힐링을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활동입니다. 그러나 교통약자, 즉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유아 동반자 등에게는 관광지에 도달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도전이 될 수 있습니다. 관광지는 자연환경, 복합 시설, 대중교통, 이동 동선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장소이기 때문에 이들의 접근성과 이동 편의성을 확보하는 일은 단순한 시설 개선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외에서는 관광지에도 BF(Barrier-Free,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을 적용하거나, 유니버설 디자인 개념을 도입해 다양한 사람들에게 열린 공간을 만드는 시도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BF 인증이 관광지 설계와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고령자나 임산부, 휠체어 사용자 등 다양한 이용자의 접근성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었는지를 실제 사례와 함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관광지에서의 BF 인증 도입이 교통약자에게 미치는 영향
BF 인증은 주로 공공건축물이나 복지시설에 적용되던 제도였지만, 최근 들어 관광지 개발과 공간 리뉴얼에서도 필수 요소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경사로를 만든다는 의미가 아니라, 고령자의 보행 안전성, 임산부의 휴식 공간, 유아 동반자의 수유 및 이동 편의성까지 고려한 설계가 관광의 품질을 결정한다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입니다.
BF 인증이 적용된 관광지에서는 매표소 단차 제거, 저상버스 연계, 자동문 설치, 넓은 회전 공간 확보, 바닥 경사 완화 등 물리적 진입 장벽을 최소화하는 설계가 기본이 됩니다. 또한 시각·청각 약자를 위한 음성안내, 점자 표지판, 고대비 색상 안내체계 등 정보 접근성까지 강화되어, 다양한 연령과 신체 상태의 이용자가 독립적으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됩니다.
이러한 설계는 ‘소수자를 위한 배려’가 아니라, 모든 사람의 이동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보편적 이점으로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 유모차를 끄는 보호자, 무릎 관절이 약한 고령자, 허리 통증이 있는 임산부 모두가 계단보다 완만한 경사로나 엘리베이터가 있는 구조를 더 선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BF 인증은 관광지의 이용률, 재방문율, 이미지 개선, 정책 지원 가점 등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며 운영자 입장에서도 “접근성이 곧 경쟁력”이라는 인식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BF 인증을 통해 교통약자 관광 활성화에 성공한 국내외 사례
국내에서는 제주특별자치도의 '무장애 여행길 조성 프로젝트'가 대표적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휠체어 사용자뿐 아니라, 보행이 불편한 고령자, 임산부, 유아 동반 가족까지 모두가 이용 가능한 관광 동선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귀포 치유의 숲'은 전체 산책로를 1/12 이하의 경사도로 설계하고, 유모차와 휠체어가 동시에 이동 가능한 폭, 휴식 의자를 일정 간격으로 설치하여 누구나 지치지 않고 걸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서울의 국립중앙박물관과 서울식물원 역시 다양한 교통약자에게 열린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들 시설은 BF 인증을 받은 것에 그치지 않고, 노인 관람객을 위한 안내 도우미 배치, 임산부 전용 휴게 공간, 유아 수유실과 가족 화장실 구성, 휠체어 이동이 가능한 전시 동선과 촉각 콘텐츠 제공 등 사용자의 다양성을 세심하게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간은 단순히 편한 공간을 넘어서, ‘함께 이동하는 가족 모두가 편리하게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해외에서는 일본의 ‘유니버설 관광 도시 조성 정책’이 매우 선진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도쿄, 오사카, 삿포로 등 주요 도시에서는 고령자, 장애인, 임산부, 외국인 여행객 등 모든 사용자를 위한 통합적 접근성 매뉴얼을 바탕으로 관광지의 숙박·교통·관람·체험 서비스를 설계하고 있으며, 지자체는 이에 대한 BF 인증과 추가 재정 지원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일본의 관광지 접근성은 세계적으로 매우 높은 만족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관광지에 적용되는 BF 인증 기준과 교통약자를 위한 설계 요소
BF 인증을 관광지에 적용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 시뮬레이션 기반 설계입니다. 즉, 실제 휠체어를 탄 사람, 유모차를 끄는 보호자, 목 지지대를 착용한 고령자, 복부가 나온 임산부가 각각 어떤 동선으로 공간을 이용하고, 어디서 불편을 겪는지를 실제 이동해 보며 설계 요소를 정리하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물리적 설비 기준으로는 경사도 1/12 이하의 경사로, 폭 1.2m 이상의 이동로, 자동문 또는 저저항 도어, 바닥 미끄럼 방지 처리 등이 핵심입니다. 정보 안내에서는 아이콘과 고대비 색상 조합, 다국어 안내, 음성 지원, 점자 및 촉지도 병행 구성이 필요합니다. 화장실과 수유실, 휴게 공간은 모두가 평등하게 사용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되어야 하며, 임산부와 고령자도 쉽게 찾고 이용할 수 있도록 충분한 표지판과 경로 안내가 갖춰져야 합니다.
또한 운영 측면에서는 유아 차량 보관소, 휠체어 및 보행보조기 대여소, 장애인 예약 우선제, 가족 동반자 우대 서비스 등 ‘비설비적 배려 요소’까지 통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요소들이 잘 적용된 관광지는 단지 BF 인증 점수를 넘는 수준이 아니라,
사용자의 경험 만족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공간으로 평가받게 됩니다.
모두를 위한 관광은 공간의 배려에서 시작됩니다
관광지의 BF 인증은 장애인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출산율이 낮아지며, 가족 단위 여행이 증가하는 시대에, 임산부, 고령자, 유아 동반자, 외국인 여행객을 위한 설계는 선택이 아니라 전략이 되어야 합니다. 관광지를 운영하거나 설계하는 입장에서는 BF 인증을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사용자의 경험과 감동을 설계하는 도구로 받아들여야 하며, 설계, 안내, 운영, 서비스가 모두 통합적으로 움직일 때 진정한 무장애 관광이 완성됩니다.
이 글이 관광 기획자, 건축 설계자, 지자체 관계자 분들께 BF 인증이 단지 장애인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모두의 이동권과 경험을 보장하는 기준임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누구나 떠날 수 있는 여행, 그 시작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공간에서부터 시작됩니다.
'BF 인증' 카테고리의 다른 글
BF 인증과 관련된 국내외 법령 비교 분석 : 제도는 다르지만, 모두가 향하는 방향은 같다 (0) | 2025.07.03 |
---|---|
BF 인증 건물에 부착하는 안내표지판 디자인 가이드 (0) | 2025.07.03 |
BF 인증 시 반드시 피해야 할 설계 실수 TOP 7 (0) | 2025.07.02 |
장애인 단체가 바라보는 BF 인증의 현실과 개선 방향 (0) | 2025.07.02 |
BF 인증 건물의 공공기관 우선 계약 혜택 소개 (0) | 2025.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