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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 인증

해외 의료시설에서 BF 설계가 적용된 사례 분석

by bjey1m 2025. 7. 22.

BF 설계가 의료시설에서 중요한 이유

의료시설은 단순한 진료를 넘어, 환자가 머물고 회복하고 다시 사회로 복귀하는 치유의 공간입니다. 특히 병원이나 보건소는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등 교통약자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공간이며, 환자와 보호자 모두가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안고 방문하는 곳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배리어프리(BF) 설계는 단순한 접근성 문제를 넘어, 의료서비스의 질과 연결되는 핵심 요소로 인식됩니다.

BF설계 적용된 해외 의료시설 사례

해외에서는 이미 BF 설계가 의료시설의 필수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물리적 접근성과 더불어 심리적 안정과 감정적 회복까지 고려한 공간 설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과 북미, 일본 등에서는 치유 중심의 공간 디자인, 환자 중심의 이동 동선 구성, 직관적인 안내 시스템 등을 통해 ‘불편 없는 진료’가 아닌 ‘회복이 쉬운 환경’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해외 주요 의료시설의 BF 설계 적용 사례를 분석하고, 이들이 어떤 원칙을 바탕으로 공간을 구성했는지, 국내 적용을 위한 시사점은 무엇인지 정리해 봅니다.

 

미국 사례: 클리블랜드 클리닉 - 사용자 중심의 전체 시스템 설계

미국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클리블랜드 클리닉(Cleveland Clinic)은 세계적인 의료기관이자, 환자 중심 BF 설계의 대표 사례입니다. 이 병원은 병실과 검사실, 대기 공간, 복도, 화장실 등 모든 공간을 휠체어 사용자 기준으로 먼저 설계하였으며, 엘리베이터 내부는 벽 전체가 거울로 되어 있어 시각 약자의 방향 인지에도 도움을 주는 구조입니다.

또한 동선 설계는 매우 직관적으로 되어 있어 환자가 처음 방문해도 한 번에 진료실까지 도달할 수 있게 설계되었고, 고령자나 인지 저하 환자를 위한 컬러 코드 시스템, 음성 및 진동 안내 시스템, 낮은 수납창구, 자동개폐 출입문 등도 체계적으로 적용되었습니다.

특히 이 병원은 ‘감정적 회복’을 돕는 설계도 함께 도입해, 벽면의 자연 이미지, 창문에서 들어오는 자연광 조절 시스템, 환자 대기 공간마다 배치된 식물과 미술작품 등이 환자와 보호자의 스트레스를 줄이도록 조정되어 있습니다. 이는 단순 기능 개선이 아니라 공간의 경험을 설계한 결과이며, 병원이 BF 기준을 ‘기능 중심’을 넘어 ‘회복 중심’으로 해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일본 사례: 구마모토시 종합복지센터 - 전 세대 대응형 의료 환경 구현

일본의 BF 설계는 ‘유니버설 디자인’과 결합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마모토시 종합복지센터는 복지병원과 보건소 기능을 포함한 다기능 의료복지시설로, 유아부터 고령자까지 모두를 위한 배리어프리 설계가 적용된 대표 사례입니다.

이 시설은 모든 문이 슬라이딩 도어로 되어 있어 이동 보조기구 사용자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으며, 화장실은 성별 무관, 간병 동반 가능, 시각장애인 대응, 청각장애인 대응 기능이 통합된 다기능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진료실은 고령자의 청력 저하에 대비해 잔향을 최소화하는 흡음 벽과 안내 음성의 발음 명료도를 높이는 음향 설계가 도입되어 있습니다.

또한 진료 절차를 단순화한 피라미드형 이동 동선, 고대비 색상 안내 라벨, 의료기기 설명 패널에 점자와 음성 연동 QR코드를 병행하는 시스템까지 갖추고 있어, 고령자 및 장애인의 불안감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전 세대가 사용하는 의료공간일수록 세심한 설계가 필요하며, 일본은 이를 정책과 예산으로 제도화하여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북유럽 사례: 스웨덴 시립 의료센터 - 환경과 치유, 설계가 일치하는 공간

스웨덴은 BF 설계를 단순한 기준이 아니라 삶의 질을 위한 기본 인프라로 인식합니다. 스톡홀름 외곽에 위치한 시립 의료센터는 ‘도움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환자가 모든 공간을 직접 찾고, 이동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모든 진료동과 검사동은 완만한 경사로로 연결되며, 이동 동선마다 거울과 컬러 가이드, 식물과 창이 함께 배치되어 있어 환자의 방향 감각을 회복시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대기실 공간의 구조인데, 개방형 구조로 좌석 간 간격이 넓고, 시선 회피가 가능한 반개방형 공간이 배치되어 정서적 긴장을 낮추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의료진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도 BF 원칙이 반영되어, 수화 가능 직원 배치, 간단한 언어로 작성된 진료 안내서, 다국어 음성 서비스, 환자 의견을 반영한 시설 피드백 시스템까지 마련되어 있습니다. 스웨덴은 BF 설계를 ‘건축적 배려’로만 보지 않고, 공공 시스템의 기본값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성숙도를 보여줍니다.

 

호주 사례: 웨스트미드 병원 - 공공의료시설에서도 일상화된 BF 설계 문화

호주는 BF 설계가 의료복지의 일부로 통합된 대표 국가입니다. 시드니에 위치한 웨스트미드 병원(Westmead Hospital)은 공공병원이지만, 설계 초기 단계부터 BF 전문가가 참여해 사용자 중심의 공간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특히 주차장에서부터 병원 진입, 진료 대기, 병실 입·퇴실까지 전 과정에서 사용자의 이동 스트레스와 정보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설계 전략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이 병원은 모든 출입구에 자동 개폐문과 다국어 안내 시스템, 직관적 색상 코딩을 적용한 내비게이션 구조, 시각장애인을 위한 바닥 안내와 청각장애인을 위한 디지털 안내 영상을 통합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간병 동반자가 있는 환자를 위한 2인용 병실 구조, 개방형 대기공간과 집중 조용구역 분리 배치 등은 고령자와 정신질환자를 위한 BF 설계 요소로 호평받고 있습니다.

호주는 의료시설 BF 설계를 단지 특정 계층만을 위한 특별한 접근이 아니라, 모든 시민의 기본 권리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제도적 안정성과 사회적 합의 수준이 높은 국가로 평가됩니다.

 

진정한 BF 설계는 의료시설의 신뢰도를 높입니다

해외 의료시설의 BF 설계는 단지 장애인을 위한 물리적 조치가 아니라, 모든 사용자의 불안을 줄이고, 정보 접근성과 감정적 안전을 제공하는 설계 전략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진료와 치료는 사람에게 가장 민감한 경험 중 하나이며, 이 경험이 공간과 충돌하지 않도록 설계된 환경은 그 자체로 신뢰의 표현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 의료시설도 BF 인증을 단순 통과 기준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설계·운영·안내·정서적 환경까지 포함한 통합적 시스템으로 발전시켜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 사례에서 확인한 것처럼, BF 설계는 회복을 앞당기고 의료서비스의 질을 완성하는 핵심 수단입니다.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중심에 둔 공간 설계가 BF의 진정한 시작입니다.